사람이 하루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학습은 수업만 듣는다고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배운 것을 나 홀로 돌이켜보고 곱씹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또 그렇다고 혼자서만 공부하는 것이 좋은 것도 아니다. 수험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하루종일 사람들과 한 마디도 하지 않고 1년을 지내면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자꾸만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뇌는 놀랍도록 효율적이라서, 자꾸 사용하지 않는 것에 더 이상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관계를 완전히 단절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면 언어능력이 퇴화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따라서 학습에 있어 적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학습하는 것이다.(그렇다고 자신과 동종의 사람들과만 소통하는 것은 편향에 빠질 위험이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에 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다루도록 하겠다.)
목차 및 요약
시간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로스쿨에서 시간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 공강일과 방학을 허투루 쓰지 말고 잘 활용할 것
수업시간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 예습과 복습을 성실히 할 것, 그리고 잠을 잘 잘 것
시간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오늘은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에 대해서부터 이야기하고자 한다. 시간은 정말 소중한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수명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수명이 100년이라고 가정할 때, 1년이라는 시간은 나의 인생의 1%가 된다. 그렇다. 시간은 나의 생명이다. 따라서 그 시간을 내가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 시간만큼 나의 생명을 다하여 누구와 함께 무엇을 위하여 살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같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유복한 집안의 일부 소수를 제외하면 우리들 중 대다수는 안타깝게도 앞으로 고용주로 살아가기보다는 피고용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주5일제를 기준으로 할 때,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생활하는 기초적인 재생산의 시간을 제외하고 일주일 중 닷새를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살아가게 됨을 의미한다. 그것도 내가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일이 아니라 고용계약상의 강제에 의해서 말이다. 그리고 이는 일주일 중 나 자신이 온전히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시간이 불과 이틀 밖에 되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 그럼 이제 이 시간을 남은 인생으로 환산해보자. 계산상의 편의를 위하여 만 30세를 기준으로 정년이 만 65세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앞으로 직업생활을 할 날이 35년이 남게 된다. 만약 자신이 이 기간을 피고용인으로 살아간다면, 이 중에 25년은 남의 지시를 받고 살아가고, 불과 10년만이 내가 나 자신의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시간이 된다. 그마저도 일주일에 한 번은 빨래도 해야 하고 집안 청소도 하고 휴식도 취해야 하니 실제로는 그 기간이 5년으로 줄게 된다. 이렇게 고용주는 돈으로써 남의 인생을 사서 자기 인생을 절약하고, 노동자는 돈에 매수되어 자기 인생 가운데 25년의 생명을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살아가기를 포기하고 고용주를 위해 바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만 65세에 정년을 맞는다는 걸 전제로 한 계산이고, 또 만 65세 이후에는 자신이 온전히 해방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계산이기도 하다. 현실은 이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이것이 바로 학창시절과 사회생활의 차이다.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시간이 쏜살같이 빠르게 흘러가는 주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니, 학창시절에는 그래도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사회생활에서는 그런 경우가 드물어서 시간이 5배는 빨리 흐른다.(학창시절에는 주5일을 마음대로 살고, 사회생활을 할 때에는 주1일을 마음대로 산다는 가정 하의 계산이다.) 또 학창시절에는 내가 나의 친구들과 매일 만나며 살아가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일 년에 한 번 만나면 자주 만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관계 측면에서 고찰해 보면 사회생활의 시간이 학창시절보다 200배는 빨리 흐른다.(이것은 학교 가는 날이 1년에 200일 가량 된다고 가정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에는 친구를 1년에 한 번 본다는 가정 하의 계산이다.) 또 학창시절에는 부모님과 매일 보며 투닥거리며 살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명절 때에나 겨우 찾아뵐 수 있다. 이것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부모님께서 50배는 빨리 늙으신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는 명절을 1년에 7일이라고 가정한 계산이다.) 좀 더 체감할 수 있도록 설명하자면, 부모님의 수명이 앞으로 30년 남았다고 가정할 경우, 매해 명절에만 부모님을 찾아뵙게 되면, 이제 부모님을 뵐 날이 60번 정도 밖에 안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피고용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삶인지는 이 정도 설명하였다면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히 사회초년생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런 비인간적인 삶을 처음 맞닥뜨리고는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우리가 이러한 운명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기 위해서는 사회를 변화시켜야 하고, 사회를 완전히 변화시켜내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적응하고 버텨내야 한다. 오늘 이 글에서는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 낼 것인가는 다루지 않는다. 그것은 이 짧은 글에서 다룰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그러한 필요가 있음을, 그리고 언젠가 그러한 변화에 자신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리라는 다짐은 해주길 바란다. 또한 사회생활에서 이러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이 다루지는 않는다. 오늘은 로스쿨에서 어떻게 시간관리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만 다룰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회생활에 대하여는 틈틈이 자기 시간을 확보해두라는 정도의 조언만을 남겨두도록 하겠다.
로스쿨에서의 시간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들과 해보지 않은 학생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이리라 생각한다. 로스쿨 입학생 오티에서 졸업생 선배들이 와서 강연을 했는데, 그 중 한 분은 시간을 3050만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여기서 3050이란, 학기 중에는 주 30시간, 방학 중에는 주 50시간을 공부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학기 중 30시간은 당연히 수업시간과 인강을 듣는 시간은 제외한 시간이다. 직장생활 경험의 유무는 이 말을 들었을 때의 반응에서 차이가 난다.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은 경우에는 벌써부터 지레 겁을 먹는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해본 자들은 생각보다 별 거 아니란 생각을 먼저 한다. 왜냐하면 하루 8시간 주 5일을 근무하면 40시간인데, 주말에 특근을 하면 48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혹은 주 5일을 근무하되 매일 2시간씩만 연장근무를 해도 50시간이다. 그런데, '열심히 해서 남 주는 일이 아니라 열심히 한 만큼 온전히 내 것이 되는 일을, 그것도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스스로 선택한 일을 주 50시간 하라고? 완전 꿀인데?' 이게 직장생활을 경험해본 학생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로스쿨에서의 시간이 온전히 내 자유로만 쓸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사람이 하루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고, 로스쿨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며,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간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치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하루에 세 과목 이상의 수업을 듣고 나면 더 이상 집중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하루에 세 과목 이상 수업이 있는 날은 공강시간을 온전히 휴식하는 데 쓰는 것이 지혜로운 일일 수 있다. 한편, 수업이 아예 없는 날과 수업이 한 과목 밖에 없는 날은 각각 공강일과 반(半)공강일로 따로 분류를 해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 보통 일주일에 공강일이 3.5일 정도는 나올 것이다.
이 3.5일 중에 하루 정도는 빨래도 하고 집안 청소도 하고 쉬어야 한다. 매일 공부하는 것이 반드시 현명한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은 쉼을 통해서 다시 활동할 힘을 얻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한 주에 내가 온전히 집중하여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2.5일이 된다.
그런데, 시험기간이 되면 이 시간이 거의 3~4배 가량 늘어난다. 시험기간에는 수업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즉, 시험기간에 우리는 평소에 못했던 3~4주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달리 말하면 만약 자신이 진도를 놓쳤더라도 시험기간을 통해 최대 4주치까지는 따라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시험기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의 계기가 된다. 왜냐하면 시간을 근시안적으로 바라보아 당장 급한 일을 단기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과 장기적으로 바라보아 정말 중요한 일을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최종 목표는 변시 합격이지 내신 성적이 아니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인식은 방학 때의 학습계획을 짜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방학 때는 수업이 없기 때문이다. 방학 때는 수업이 없기 때문에 학기 중보다 훨씬 많은 학습시간이 보장된다. 아무리 널널하게 공부를 해도 학기 중보다 2배 이상의 공부를 할 수 있고, 많이 하면 2.5배까지도 할 수 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자신이 지난 학기에 수업 진도를 놓쳤다 해도 방학 때 노력하면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물론, 이것은 1학년 때의 얘기다. 2학년 때부터는 실무실습 때문에 생각보다 바쁘다고 한다.)
오해하지 말 것은, 내가 이 말을 함은 당신에게 시간이 충분하니 널널하게 공부해도 좋다는 뜻이 아니다. 아직 1학년 때 다소 진도를 놓쳤더라도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라는 뜻으로 이 글을 쓴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시간은 당신의 생명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그러므로 공강일과 방학을 허투루 쓰지 말고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시간은 졸업하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매우 길고 값진 시간이다.
수업시간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한편, 수업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이 이해가 안 되면 낙심이 되곤 한다. 수업을 이해할 수 없게 되면 어떤 때에는 잠이 오고 졸리기도 하고 자꾸 딴 생각이 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그 수업시간을 통째로 버리는 셈이 되고, 그런 날이 반복되다 보면 내가 수업을 들을 필요가 있을지 회의감이 들게 된다. 차라리 수업을 빠지고 인강을 듣거나 혼자서 공부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성적관리를 위해 출석을 해야 하니 빠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수업시간에 자리에 앉아 붙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성실한 예습과 복습이다. 너무 진도를 빨리 나갈 필요도 없다. 다음 수업 때 할 내용을 하루 전에 미리 읽어보고, 당일에는 수업을 듣고, 수업 다음날에는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읽어보는 것으로 족하다. 어려운 내용을 처음부터 한 번에 이해하려 할 필요도 없다. 대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표시를 하고, 궁금한 점이나 의문이 드는 점은 메모를 해두었다가 수업시간에 수업을 들으면서 해결하면 된다. 수업을 듣고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수업 끝나고 교수님께 찾아가 질문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수업 다음날 다시 한 번 읽어본다. 그러면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이해가 잘 안 되던 것이 갑자기 이해가 되기도 한다. 정말 별 거 아닌 것 같겠지만, 수업 진도에 맞춰 교재를 가볍게 한 번 읽어 보고 가는 것만으로도 수업의 집중도는 확실이 향상된다.
중요한 것은 예습을 너무 일찍 하지 말고 딱 하루 전에 하고, 복습도 미루지 말고 바로 다음날 하는 것이다. 학습한 내용이 우리 뇌에서 장기기억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잠을 충분히 자고 날짜를 연속해서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자면서 우리 뇌는 하루 동안 경험한 일들 가운데 기억할 것와 잊어버릴 것을 분류하는데, 그 중에 어제도, 그제도 반복했으면서 오늘도 반복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장기기억으로 남기게 된다. 그래서 별 게 아닌 것 같지만 숙면을 취하는 것과 예습, 복습을 성실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오해하지 말 것은, 내가 이 말을 함은 당신이 학교 수업 진도에만 맞춰서 공부하면 된다는 뜻으로 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글은 혹여 로스쿨 초창기에 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좌절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이런 방법으로 정신차리고 다시 일어나라고 쓴 글이다. 당연히 수업 진도를 따라잡았다면, 이제는 공강일과 방학을 잘 활용하여 자기 호흡에 맞춰서 꾸준히 진도를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공부 습관을 일단 바로 잡았다면 이제부터는 항상성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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